자보 표준약관 뒤집는 법원 판결 ‘어째’

‘동종의 수입차 대차’등 결정에 약관 효용성 상실 우려

이재홍 기자 | 기사입력 2021/04/19 [00:00]

자보 표준약관 뒤집는 법원 판결 ‘어째’

‘동종의 수입차 대차’등 결정에 약관 효용성 상실 우려

이재홍 기자 | 입력 : 2021/04/19 [00:00]

▲ 게티이미지뱅크


[보험신보 이재홍 기자] 자동차보험에 법원발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합리적인 운영을 위해 마련된 표준약관을 인정하지 않는 판결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손보사의 이익이 아니라 선량한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는 표준약관의 당위성을 적극 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것은 수입차 사고 때 동종의 수입차를 대차해줘야 한다는 판결이다. 

 

부산지방법원은 수입차 대차배상 관련 손보사와 렌트업체 간 소송에서 사고 피해자인 아우디 A6 차주에게 BMW 520d를 대차해준 렌트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손보사에게 수입차 대차료 148만7500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논란이 커진 이유는 동급 차량 대차를 규정하고 있는 자보 표준약관을 전면적으로 뒤집는 판결이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6년 4월부터 자보 표준약관을 개정, 고가의 수입차가 사고가 났더라도 유사한 배기량과 연식의 국산차를 대차비용을 지급하는 것으로 명시했다. 

 

이는 자보 손해율 안정화를 위한 취지였다. 기존에는 동종의 수입차 대차비용을 지급했기 때문에 수입차 사고로 인한 대물배상액 규모가 컸다. 

 

손해율 증가는 전체 소비자의 자보료 인상으로 이어졌고 수입차 차주와 국산차 차주 간 형평성 문제도 지속 제기됐었다. 

 

이에 따라 대차 시 동급의 국산차량을 원칙으로 하는 것을 표준약관에 명시했는데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피해차량을 운행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손해는 완전히 동일한 차량을 대차하는 것으로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피해차량과 완전히 동일한 차량을 대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가장 유사한 동종·동급의 차량을 대차하는 것이 손해의 완전배상원칙에 부합하는 손해사정방법”이라며 “자보 표준약관이 이같은 원칙과 재판부의 판단을 구속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2019년 5월 개정, 시행한 격락손해 관련 표준약관에서도 같은 논란이 진행형이다. 

 

격락손해 표준약관 개정은 기존 출고 2년 이하, 수리비가 사고 직전 차량가액의 20%를 초과할 경우 수리비의 10~15%를 보상하던 것에서 출고 기간을 5년 이하까지 늘리고 보상한도도 10~20%로 늘린 것이 골자다. 

 

이는 관련 분쟁 감소와 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한 목적이었지만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다. 

 

개정 전 분쟁 양상과 마찬가지로 출고기간 5년을 조금 초과하거나 수리비가 차량가액 20%에 약간 못 미친다는 이유로 격락손해배상을 받지 못한 이들의 민원이 계속됐다. 

 

이 경우 금융감독원이나 손보사로 제기된 민원은 표준약관에 근거해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법정 소송으로까지 비화된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대법원 판례는 사고로 인해 중고차 시세가 하락한 부분이 있다면 연식과 수리비에 무관하게 실제 손해액만큼 배상해야 하는 통상의 손해로 봐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했다. 

 

격락손해 관련 분쟁 해결을 도와준다는 전문업체들까지 나타났으며 이로 인한 폐해도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손보업계는 자보 표준약관의 효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장치인데 이와 대비되는 법원 판결이 계속될 경우 자칫 소비자들에게 무용한 규정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같은 상황을 악용하려는 민원대행업체의 개입도 불안요소로 꼽고 있다.

 

이재홍 기자 ffhh123@inswee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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