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설계사라는 직업이 10년 뒤에도 존재할까

-보험은 기계보다 사람의 냄새가 더 소중한 분야

한정석 인카금융서비스 와이즈사업단 단장 | 기사입력 2020/02/24 [00:00]

오피니언-설계사라는 직업이 10년 뒤에도 존재할까

-보험은 기계보다 사람의 냄새가 더 소중한 분야

한정석 인카금융서비스 와이즈사업단 단장 | 입력 : 2020/02/24 [00:00]

올해 보험시장의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정적 의견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영업현장의 의견을 들어봐도 이같은 입장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성장세는 둔화되고 보험설계사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의 종신보험이나 변액보험 같이 한 시대를 풍미하는 상품을 보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사상 초유의 저금리 상황과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의 영향으로 저축성보험의 판매도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생명보험사들은 고가의 종신보험 위주의 판매가 위축되면서 손해보험사들이 경쟁우위에 있던 제3보험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2만~3만원 정도의 단품 상품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고객은 더 싼 것을 찾게 되고 더 많은 상품을 비교하고 분석해야 하는 설계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일이 더 많아지고 건당 보험료 수준은 떨어지는 결과가 왔습니다. 여기에 온라인 기반 금융사들이 설립되고 더 다양한 저가 보험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도 곧 출시될 전망입니다.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한 간편 보험가입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이렇게 보면 전통적으로 발로 뛰는 설계사라는 직업이 10년 뒤에도 존재할까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 봐도 도대체 보험영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뉴스는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필자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 봅니다. 과거 홈쇼핑, 텔레마케팅이 저렴하고 편하게 가입하는 것을 무기로 시장을 잠식할 때 많은 설계사가 ‘이러다 우리 모두 실직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보다 그 파급력이 크지 않습니다.

 

분명 일정 부분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처럼 크게 위협으로 느끼지 않는 것입니다. 인터넷이 활성화된 이후 우리는 동영상 플랫폼 사이트, 포털 사이트 등을 활용해 손쉽게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보험에 대한 정보 또한 홍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세상은 정보의 홍수, 기술의 첨단으로 가고 있는데 아직도 많은 사람은 종이 청약서를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컴퓨터가 보급되면 종이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던 과거의 일처럼 말입니다. 아마도 고객에게는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종이가 더 큰 안심을 주는가 봅니다.

 

여기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안심’이라는 것이죠. 누구나 모든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아프면 의사에게 가야 하고 법률적 다툼은 변호사에게 가야 합니다. 그렇다고 보험은 설계사에게 가야 하느냐?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이 무분별한 정보 속에서 본인에게 맞는 정보를 선별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가입 후의 책임을 본인이 진다고 생각하면 더욱더 결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터넷에는 정말 유용한 정보들이 많지만 그 정보가 정말 옳은것인지, 나에게 적합한 정보인지, 더 나은 상품이나 서비스 등이 없는지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개인한테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필자는 노트북을 새로 장만(?)했습니다. 평소에 컴퓨터에 관심이 많아 금세 좋은 제품을 고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결과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보험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최적의 보험을 선택한다는 것, 그리고 책임을 진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눈앞이 캄캄해지는 일입니다.

 

물론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 또한 빠르게 적응해 가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계보다 사람의 냄새가 더 소중한 분야가 보험이 아닐까 합니다.

 

고객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되는 것, 고객의 결정을 돕고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고 앞으로도 그 역할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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