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 가이드라인 시급

업계, “확약서등 명문화안돼 구 실손의보 가입자와 분쟁 지속”

이재홍 기자 | 기사입력 2020/02/17 [00:00]

건보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 가이드라인 시급

업계, “확약서등 명문화안돼 구 실손의보 가입자와 분쟁 지속”

이재홍 기자 | 입력 : 2020/02/17 [00:00]

[보험신보 이재홍 기자] 보험업계에서 국민건강보험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에 대해 금융당국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2009년 실손의료보험 표준약관을 개정하며 환급금에 대해서는 보장하지 않는 것으로 명시했지만 전체 실손의보 가입자 중 약 30%를 차지하는 구 실손의보 가입자들과의 분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서다.

 

업계는 또 환급이 1년 이상 지난 후에 이뤄지는 구조다보니 면책규정을 적용하는데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본인부담상한제=본인부담상한제는 지난 2004년부터 도입됐다. 1년간 건보 본인부담금이 가입자 소득수준별 상한액 기준을 넘어서는 경우 초과액을 환급해주는 제도다. 고액의 진료비 부담으로 인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취지다.

 

환급은 매년 8월경 직전해의 통계를 토대로 이뤄진다. 지난해에는 126만5921명이 1조7999억원을 환급받았다. 전년 대비 대상자는 57만명, 금액은 4566억원이 늘었다. 향후 건보 보장성 강화대책의 영향으로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손의보와 괴리=실손의보는 약관에 따라 가입자가 부담한 의료비를 보장한다. 초과이득금지 원칙을 적용하는데 여기에서 일차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업계는 환급으로 인해 실제 의료비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실손의보가 보장해야 하는 부분도 감소한 것으로 봐야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반영하지 않으면 본인이 부담한 금액보다 많은 보장을 받게 돼 초과이득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금융당국과 보건당국 시각차=금융당국은 업계와 같은 생각이다.

 

2009년 약관 개정 이후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환급을 받는다면 요양급여의 본인부담금이 줄어드는 만큼 해당 부분을 보장하는 약관 취지에 비춰 보험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반면 보건당국은 의료비 지원 목적이 아니라 소득 보전 성격이기 때문에 실손의보에서의 보상과는 별개라는 시각이다.

 

특히, 복지를 위해 국민이 부담하는 보험료로 조달되는 공적급여인데 이것이 보험사의 이익으로 귀속된다면 본래 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을 축소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09년 이전 구 실손의보=금융당국은 해당 사안을 약관에 명시했지만 개정 전 구 실손의보 가입자들에 대한 문제가 남았다. 구 실손의보 가입자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1005만명으로 전체 실손의보 가입자 중 3분의1을 차지한다.

 

업계는 약관에 명시한 것과 별개로 실손의보의 본래 보장 대상이 실제 발생한 의료비인 만큼 이전 가입자에게도 소급 적용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반대에서는 약관 중 보상하지 않는 손해로 규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한 보장 제외는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사후 환수확약서 규정 등 가이드라인 필요=업계는 현재 환급금이 발생하면 향후 실손의보 보험금을 지급할 때 제하거나 환수에 대한 확약서를 받는 등 각사마다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논란도 있다.

 

건보공단은 관련 정보를 보험사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 개인정보이자 이를 제공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다.

 

이로 인해 보험사들은 각각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시기 및 소득분위 확인, 적용 방법 등을 모두 다르게 운영할 수밖에 없지만 이는 법적 분쟁에서도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인천지방법원은 “약관은 부합계약의 일부로 작성자가 일괄적으로 해석·적용해야 하는 것”이라며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에 대해 보험사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면 이는 계약자에게 불리한 조항으로 약관규제법 위반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환급금 환수확약서 작성과 효력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급할 보험금에서 제하는 방식은 당장 고액의 의료비가 발생한 계약자의 부담을 가중할 우려가 있고 환급금은 이미 지출한 의료비에서 산출됐는데 현재 의료비 보장에서 제하는 것이 법리상 타당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어서다.
 
이재홍 기자 ffhh123@inswee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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