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생보 의료자문제도

의료자문학회 제휴 늘려 ‘풀’ 확대 올해 공동의료자문단 활성화 집중

정두영 기자 | 기사입력 2020/02/10 [00:00]

이슈-생보 의료자문제도

의료자문학회 제휴 늘려 ‘풀’ 확대 올해 공동의료자문단 활성화 집중

정두영 기자 | 입력 : 2020/02/10 [00:00]


생보협, 도수의학회‧정형외과학회에 이어 의사협회와도 추진

공신력있는 참고자료로 인정 받도록 금융당국에 지속적 건의

 

[보험신보 정두영 기자] 의료자문제도의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가 보험업계 안팎으로 지속되고 있다.

 

보험사에 유리한 자문결과를 받아 보험금 감액 또는 부지급의 근거로 활용하거나 자문의 선정에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업계는 올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집중하고 있다. 특히, 생보협회를 중심으로 운영 중인 전문의학회를 통한 의료자문 활성화에 비중을 두고 움직이고 있다.

 

의료전문학회와의 제휴를 확대해 의료자문의 풀을 넓히는 등 생보사에서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의료자문 프로세스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의료자문제도 운영을 둘러싼 외부의 시선=보험사들의 의료자문 운영에 대한 국회, 금융당국 등 외부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보험사에 유리한 자문결과를 받아 보험금 감액 또는 부지급의 근거로 활용한다는 등 의료자문의 불공정성에 대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보험사의 자문수요가 특정 자문의에게 편중된 경향이 있는 등 자문의 선정에 객관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보험사들이 의료자문제도를 악용해 보험금을 부지급하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이태규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보험사별 의료자문 결과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생보사는 의료자문 건수 2만94건 가운데 부지급 건수가 1만2510건(62%)이었으며 손해보험사는 의료자문 건수 6만7373건 가운데 부지급건수가 1만8871건(28%)로 나타났다.

 

의료자문을 받고 부지급으로 이어지는 건이 절반이나 된다는 지적이었다. 전 의원은 또 보험사가 특정 의사에게 몰아주기식의 의료자문을 진행하고 있다며 의료자문제도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더욱 짙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자문을 요청해도 현실적으로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주는 병원이나 의사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그러다 보니 자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곳으로 쏠리게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쏠림 현상 때문에 보험사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의료자문 병원과 의사를 선택한다는 오해를 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의료자문제도의 환경변화=보험업감독규정이 변경되면서 올해부터 의료자문 관련 보험사의 설명의무가 강화됐다. 의료자문을 실시할 경우 보험계약자에게 관련 내용을 보험금 지급·심사 단계에서 설명하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의료자문 실시 사유, 자문 의뢰내용 및 제공 자료 내역, 자문결과에 따라 감액 또는 부지급시 의료자문 기관명과 자문결과를 알려야 한다.

 

금감원은 또 보험소비자의 알권리 강화를 위해 생명·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에 의료자문과 관련 공시를 추진한다.

 

보험사별로 보험금 청구 건 중 의료자문 실시비율 및 의료자문 이후 보험금 일부·부지급률 등을 공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규제 강화로 인해 의료자문제도 자체의 위축 가능성과 의료자문의 공정성 담보를 위한 요구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의료자문 결과에 따라 보험금을 감액 또는 부지급할 경우 의료기관명 공개 등 자문의 정보가 직·간접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자문의의 의료자문 기피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전문의학회를 통한 의료자문 프로세스 활성화=생보업계는 이같은 의료자문제도를 둘러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생보협회와 생보사들이 공동으로 운영 중인 전문의학회를 통한 의료자문 활성화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생보협회는 대한도수의학회, 대한정형외과학회에 이어 올해 대한의사협회와의 업무제휴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풍부한 ‘자문의 풀’을 구성해 그동안 제기된 의료자문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의료자문 결과의 공신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채한기 생보협회 보험심사지원부 부장은 “생보협회와 제휴를 맺은 전문의학회를 통해 의료자문할 경우 개별 의사나 병원명이 아니라 의학회명으로 자문결과가 나가기 때문에 정보 공개에 대한 부담이 덜어져 의료자문 기피에 대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며 “여기에 전문의학회에서도 단체에 대한 명예를 위해서라도 공신력이 있는 자문결과를 내놓을 것이라 여러 면에서 효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보협회는 또 대한정형외과학회 내 의료자문위원 구성원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소아, 견주관절, 고관절, 골절, 수부, 슬관절, 족부, 척추 등 8개 분과, 26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채 부장은 “생보사들이 대한정형외과학회를 통해 매월 약 30건의 의료자문을 실시 중이며 기존방식보다 공정한 자문결과를 수령하고 있다고 인식한다”며 “금감원의 민원처리 때 공신력 있는 참고자료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금융당국에도 지속적으로 건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협회와 전문의학회는 과잉 의료행위 근절을 위한 연구용역, 세미나·교육, 홍보활동 등 상호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뷰-차혜란 생명보험협회 보험심사지원부 보험심사지원팀 팀장
“의료자문단은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할 수 있는 대안”

 

▲보험사 의료자문의 불공정성에 대한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이유는?
-보험사들은 대부분 소비자에게 동의서를 받고 자문의를 선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문결과 보험금 지급 거절의 이유가 될 경우 소비자의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다.

 

결국 신뢰의 문제다. 또 보험사의 자문수요가 특정 자문의에게 편중된 경향이 있는 등 자문의 선정에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새겨봐야 한다.

 

▲업계에서 공동으로 운영 중인 의료자문프로세스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는지?
-물론이다. 공정성은 물론 결과에 대한 신뢰성 또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일례로 정형외과학회의 자문위원회에는 현재 소아, 견주관절, 고관절 등 8개 분과에 26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 분과당 2~3명 정도가 담당하는데 만약 해당 분과와 관련된 의료자문 요청이 들어오면 1명이 아니라 2~3명의 전문가가 자문결과를 내놓게 된다.

 

보험사의 경우 보통 의료자문을 1명의 의사가 진행하는 것과 비교해 보면 더 객관적인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것이다.

 

특히, 이 자문결과의 경우 정형외과학회라는 타이틀로 나가기 때문에 학회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잘못된 결과를 내놓을 수 없다. 여기에 의료자문 정보 공개로 인한 자문의의 의료자문 기피 등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보완할 점은 없는지?
-자문결과를 내놓는 시기가 좀 더 빨라져야 한다. 현재 보험사가 개별적으로 자문 업무를 진행하면 2~3일 내 결과가 나오지만 협회와 제휴 맺은 전문의학회를 통하면 평균적으로 하루 정도가 더 걸린다.

 

아무래도 보험금 지급 시기를 맞춰야 하다 보니 생보사 입장에서는 최대한 빨리 결과가 나왔으면 바라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자문의 풀은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앞으로 계획
-우리 협회는 안정적인 의료자문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생보업계와 학회간 필요사항을 협의하는 매개자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학회-협회-업계’ 간 실무협의회를 구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기체결한 전문의학회와의 의료자문 활성화를 위해서는 생보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전문의학회를 통한 의료자문의 효용성을 알리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다.

 


 

▨해외 의료자문제도
미국 보험금 분쟁땐 독립의료자문기구 적극활용

 

◆미국 의료자문제도=보험사와 보험소비자 간 보험금 관련 분쟁으로 내·외부 민원발생 때 미국 보험사와 보험감독국은 독립 의료자문기구인 ‘IROs(Independent Review Organizations)’를 활용하고 있다.

 

주(州)정부 및 연방 ACA(오바마케어)법은 보험금 분쟁 관련 독립적 자문·의사결정을 시행할 수 있도록 IROs 운영을 의무화한 것이다.

 

IROs는 의사, 헬스케어 종사자, 변호사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됐으며 보험사와 보험소비자 간 자율조정이 무산돼 대외민원으로 전환 때 보험감독국에서 주로 사용하며 많은 보험사가 대내민원 단계에서도 이용하고 있다.

 

민원 및 의료자문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우선 ‘1단계 대내민원’에서 보험소비자는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거절이나 축소지급 등의 결정을 내릴 경우 180일 이내에 보험사에 민원을 신청하고 보험사는 72시간 이내 검토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2단계 대내민원’에서는 보험소비자가 보험사의 통보결과에 불복할 경우 180일 이내에 지급조정을 재신청하고 보험사는 재검토 후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대부분의 보험사는 고객만족도 제고와 이슈대응 차원에서 계약체결된 IROs를 활용하고 있다. 2단계 대내민원 처리결과에도 이견이 있을 경우 보험소비자는 주정부 보험감독국 소비자보호부서로 보험금 분쟁 민원을 제기한다.

 

보험감독국은 객관적·독립적인 보험금 분쟁조정을 위해 IROs를 활용한다. 

 

대내민원단계에서 보험사가 개별적으로 IROs에게 회신받은 자문결과는 법적 구속력이 없으나 대외민원단계에서 IROs가 내린 의사결정은 법적 구속력이 존재한다.

 

보험사는 대외민원단계에서 독립 의료자문을 수행하는 IROs에게 의료자문 개시 5일 이내 보험금 분쟁 관련 자료를, 보험소비자는 10일이내에 의료검토에 필요한 소명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대외민원단계에서 IROs는 자문결과와 관련해 보험소비자, 주정부 보험감독국장, 보험사 등 이해관계자에게 검토보고서를 제공해야 한다.

 

IROs는 인증 전담기구 URAC에 구성원의 자격정보, 보험금 분쟁 관련 검토보고서 등의 자료를 내야 한다.

 

◆영국·일본의 의료자문 제도=영국·일본의 경우 독립 의료자문기구는 없으나 의료분쟁 해소를 위한 프로세스는 갖추고 있다. 먼저 보험소비자가 보험사의 통보결과에 불복할 경우 지급조정을 재신청하고 보험사는 재검토 후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조정이 결렬되면 영국은 옴부즈만 제도를, 일본 보험사는 자체적으로 지급심사회에 재심사를 요청한다.

 

영국 옴부즈만 제도의 경우 금융회사의 내부 민원해결 절차(최대 8주)를 필히 거친 이후 접수 가능하며 중재인의 평가와 조사를 거쳐 중재안에 대해 합의를 권고한다.

 

합의도출에 실패하면 옴부즈만위원회에 공식 회부돼 최종 결정한다. 최종결정에 대해 금융회사 측에 편면적 법적 구속력이 부여된다.

 

지급심사회는 일본 보험금 부지급 사태 이후 일본보험협회가 전 보험사에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지급심사회를 운영할 것을 권고해 마련된 기구다.

 

정두영 기자 jdy0893@inswee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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