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예방대책 서둘러야 한다

김승기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 | 기사입력 2020/01/20 [00:00]

오피니언-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예방대책 서둘러야 한다

김승기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 | 입력 : 2020/01/20 [00:00]

2017년 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2018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발생한 교통사고가 3만건으로 전년 대비 12.3% 증가했으며 연간 추세 또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 초반 5000건 미만이던 것과 비교하면 6배 이상 많아졌고 5년 전인 2014년과 비교해도 약 50%가 증가했다.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사망자도 꾸준히 늘고 있는데 2018년 기준 800명 이상이 발생, 우리나라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22%에 달해 고령 운전자 사고 예방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동권 침해우려와 실효성 낮아
 
이처럼 고령 운전자 사고가 증가하자 다양한 대책이 쏟아졌고, 정부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예방 정책의 일환으로 운전면허 자진반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작년 9월까지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한 65세 고령 운전자는 4만3449명에 달한다.

 

2014년에 반납한 1022명에 비하면 40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또한, 고령 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하면 지자체별 차이가 있긴 하지만 10만원 상당 교통카드 또는 지역에서 사용 가능한 지역 화폐와 같은 바우처를 제공하고 있다.

 

또 다른 대책으로 정부는 올해 1월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 갱신 및 적성검사를 강화했다.

 

만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 갱신과 적성검사 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면허 취득 및 갱신 전 2시간의 교통안전교육을 의무화하는 것이 해당 대책의 주요 골자다. 교육내용은 인지능력 자가진단 및 노화와 안전, 교통 관련 법령 등의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추진하고 있는 고령 운전자 대책은 고령자의 이동권 침해 우려와 실효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으며 이런저런 대책 추진에도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증가 추세는 쉬이 꺾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운전면허 갱신과 적성검사 강화, 면허증 자진반납 캠페인 등은 아직 정책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감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가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기 때문에 고령 운전자 증가 비율도 매우 빠르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고령 운전자 면허 소지 비율은 2014년도 7%에서 2018년도 9.5%로 운전면허 반납 속도가 고령 운전자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또한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바우처가 대부분 일회성이라는 것도 문제이다.

 

특히, 농어촌이나 산간 지역은 대중교통 인프라도 취약하고 도로 환경 또한 상대적으로 낙후돼 운전면허를 반납하지 않겠다는 고령자 운전자가 많다. 이런 지역의 경우 고령자의 이동권 보장이라는 측면도 생각해야 되기 때문에 사실 자진 면허 반납 캠페인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고령화 사회에 먼저 진입한 이웃 나라 일본도 우리나라와 같은 고민에 빠져있는데 일본 정부 역시 초반에는 우리나라와 같이 면허 강화 및 운전면허 자진반납을 시작했지만 그런데도 고령 운전자 사고가 줄지 않자 일본은 정부와 자동차 제작사가 함께 자동차 기술 부문에서도 그 대책 방안을 찾고 있다.

 

일본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초고령 운전자(75세 이상)에 의한 사망사고는 172건으로 이 중 25%는 ‘운전조작 실수’에 의한 사고였다.

 

이처럼 단순 운전조작 실수에 의한 사고가 다발하자 일본 정부와 자동차 제작사들은 고령 운전자의 운전조작 실수를 방지할 수 있는 페달 오조작 시 가속 억제 장치 개발을 서둘렀다.

 

그리고 지난해 일본 경제산업성과 국토교통성은 고령운전자 사고 방지 예방 장치 개발을 제작사에게 강력히 요구했는데 신차에는 이미 다양한 첨단안전장치(ADAS)가 장착돼 있으므로 구형차에 장착할 수 있는 ‘후장착 안전장치’ 개발을 요구한 것이다. 

 

후장착 안전장치 개발여건 시급

 

이에 발맞춰 도요타 자동차가 지난해 12월 고령자 운전자의 조작실수로 엑셀 페달을 잘못 밟을 경우 급발진을 억제하는 후장착 가속제어 시스템을 개발, 발매했고 다이하쓰 자동차도 유사기능 장치를 개발하여 2007년식 Tanto에 설치했다.

 

올해에는 도요타 자동차와 다이하쓰 자동차가 19개 구형 차종으로 모델을 확대하고, 내년에는 양사 외 6개 제작사도 이러한 후착 안전장치를 상품화 출시 예정이다.

 

상기 후장착 가속억제 장치는 설치 포함 50만원 내외로 신차가격 대비 매우 저렴한 편이나 더 이상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고령자도 많기 때문에 일부 지자체는 이러한 장치 구매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어 점차 장착하는 차량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현재 해당 제품은 저속에서만 작동하고 있지만 향후 중고속에서도 작동하는 장치 또한 개발, 보급될 예정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제작사는 저마다 신차를 판매해 다양한 첨단안전장치(ADAS)의 장착을 부각시키고 안전 신기술을 경쟁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판매돼 도로에 운행 중인 차량에는 무관심한데 사실 도로에는 신차보다 이제는 구형화된 자동차가 대부분이며 이러한 차에는 대부분 첨단안전장치가 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제작사도 ADAS 등 첨단안전장치가 장착되지 않는 자동차에도 설치할 수 있는 후장착 안전장치에 개발이 필요하다.

 

정부 또한 바우처 지급과 같은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자동차 제작사로 하여금 후장착 안전장치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과 정책을 마련해 고령자의 이동권 보장뿐만 아니라 사고까지 줄이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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