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 소규모펀드 정리 뚜렷한 대책 없다

금융위, “별도 가이드라인 안만든다”…계약 자연소멸에만 의존

이재호 기자 | 기사입력 2020/01/20 [00:00]

변액보험 소규모펀드 정리 뚜렷한 대책 없다

금융위, “별도 가이드라인 안만든다”…계약 자연소멸에만 의존

이재호 기자 | 입력 : 2020/01/20 [00:00]

 

[보험신보 이재호 기자] 변액보험 소규모펀드 정리가 결국 생명보험사의 몫이 됐다. 금융위원회가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않겠다고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생보사들은 예상했던 결과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갈수록 소규모펀드가 늘어나고 자산 운용에 들어가는 비용도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부담은 상당하다.

 

여기에 회사 및 업계 차원에서 소규모펀드를 해결할 방안도 마땅치 않아 계약의 자연 소멸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변액보험 펀드는 1587개로 이중 자산규모 50억원 미만인 소규모펀드는 733개로 46.1%에 달한다. 지난 2018년 말 691개보다 42개가 늘었으며 매년 늘어나고 있다.


소규모펀드는 작은 자산으로 인해 포트폴리오 구성이 불가능해 투자 목적에 따른 운용과 분산이 힘들다.

 

펀드는 자산규모와 상관없이 일정수준의 고정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소규모펀드는 변액보험 전반의 수익률에 부정적 요인이다.

 

이에 따라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는 소규모펀드를 정리해야 한다. 특히,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도입 준비를 위해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면서 이 부분은 변액보험으로 채우고 있는 생보사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에 따라 생보사들은 꾸준히 금융당국에 방안 마련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위는 최근 생보업계의 변액보험 소규모펀드 합병 및 청산 가이드라인 마련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제도적인 측면에서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소규모펀드 정리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지 2년만이다.

 

금융위가 소규모펀드 정리를 추진한 것은 2013년이다. 변액보험에 대한 불만 해소와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였다.

 

그러나 당시 변액보험과 맞지 않는 증권업계의 소규모펀드 정리 방식을 그대로 가져왔고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일반펀드는 자본시장통합법을 적용받고 있지만 변액보험 펀드의 경우 자본시장법이 제정된 2009년 2월 이전에 설정된 펀드는 보험업법을 적용받고 이후에 설정된 것은 자본시장법과 보험업법이 모두 적용되는 차이가 있다.

 

당시 금융위는 이같은 특징을 무시하고 일반펀드를 정리하는 방안대로 유사펀드로 통합하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혼란만 가중시켰다.

 

이후 변액보험에 맞는 정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2015년 ‘소규모펀드의 정리 활성화 및 소규모펀드 발생 억제를 위한 모범규준’을 만들었을 때도 변액보험은 해당사안이 없었고 별도의 기준도 제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금융위가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생보사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소규모펀드 정리가 시작된 2013년 이후에 출시된 변액보험의 경우 약관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89조와 시행령 제93조에 의해 해당 소규모펀드가 법 제192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승인 없이 해지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로 인해 회사 및 상품에 대한 이미지훼손이라는 부담이 있지만 어느 정도 소규모펀드 정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전에 판매한 상품의 소규모편드는 금융당국이 법·제도적으로 뒷받침을 해주지 않는다면 사실상 정리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번 금융위의 결정으로 인해 과거에 판매한 변액보험의 소규모펀드는 사실상 계약이 만료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보사에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제도성특약인 펀드전환 특약 등을 통해 소규모 펀드를 줄이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것도 가입자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쉬운 길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inswee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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