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일기-‘내가 암에 걸렸다’<1>

“막내와 공부중인 두 딸을 생각하면 슬퍼할수만 없었다”

김은하 삼성화재 설악지점 RC | 기사입력 2019/12/23 [00:00]

영업일기-‘내가 암에 걸렸다’<1>

“막내와 공부중인 두 딸을 생각하면 슬퍼할수만 없었다”

김은하 삼성화재 설악지점 RC | 입력 : 2019/12/23 [00:00]

 

◆내가 암에 걸렸다=“강북삼성병원입니다.” 어느 날 내게 걸려온 전화 한 통... 회사에서 제공해주는 건강검진에서 혈액수치에 이상징후가 있으니 재검을 받으라는 전화였다.

 

‘별일 아니겠지’하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재검진을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

 

‘혈액종양학과’, 왠지 이름만으로도 무서운 마음이 앞섰다. 다발골수종이라는 살아오면서 한 번도 듣지 못한 상병.

 

확진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있다는 담당 교수의 말에 핸드폰으로 검색을 하는 나의 심장은 벌써 떨고 있었고 눈앞은 빛조차 없는 깜깜한 밤하늘이었다.

 

수없이 고객들에게 암의 무서움을 전달하며 보험의 필요성을 전달하던 나였지만 ‘다발골수종’이란 병명은 내게 너무도 생소했다. 검색해보니 혈액암의 일종으로 대부분이 노인들에게 발병한다고 써있었다.

 

‘설마 난 아닐거야’라고 믿으면서 순간적으로 혈액의 수치가 이상이 있다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는 담당 교수의 말에 조금은 위로를 받았지만 다음 진료를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나의 발걸음은 우주의 한가운데 서 있는 미아가 된 기분이었다.

 

몇 번의 검사를 거치며 혈액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다가 결국은 골수검사라는 것도 하기에 이르렀다.

 

골수를 채취해 악성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골수검사 결과는 혹시나 하는 나의 기대감마저 완전히 무너뜨렸다. 악성종양이 골수 안에서 살고 있단다.

 

‘다발골수종’ 판정에 아무 말도 들리지 않고,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냥 터질듯한 가슴을 움켜잡고 진료실을 나오면서 함께 확진 판정을 들은 둘째 딸의 눈치를 봤다.

 

엄마가 슬플까 오히려 덤덤하게 나를 안아주었다. “엄마 괜찮아요! 치료받으면 되죠”하며 나를 위로하던 딸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애써 숨겨진 눈물을 보았기 때문일까?

 

◆암이라는 걸 알고 가장 먼저 집에 와서 노트북을 열었다=암이라는 걸 알고 집으로 돌아와 내가 제일 먼저 한 건 노트북을 여는 것이었다.

 

혹시나 내가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내가 가입하고 있는 암진단비와 사망보험금이 얼마인지를 검색했다.

 

슬픔이 컸지만 아직 고등학생인 막내와 공부 중인 두 딸을 생각하면 마냥 슬퍼할 수만은 없었다.

 

내가 만약 잘못된다면 아이들이 자리잡고 결혼을 할 때까지 지켜줄 수 있는 건 내가 가입한 보험의 암진단비와 사망보험금 뿐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치료 중에는 걱정 없이 쉴 수 있을 만큼의 준비는 돼 있었다.

 

이 일을 하면서도 ‘설마 내가 암에 걸리겠어? 이 보험금을 내가 받을 일이 있겠어?’하는 마음으로 보험료를 냈다. 그런 내가 암에 걸린 것이다.

 

그렇게 항암 치료가 시작됐다. 일주일에 두 번씩 속초에서 서울로 항암치료를 받으러 다녀야 했다.

 

세상에 암환자가 이렇게 많았다니… 발 디딜 틈조차도 없이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 두 시간씩 기다려가며 고통스러운 항암 주사를 맞았다.

 

머리에 두건을 쓴 사람들로 북적이는 항암치료실은 나보다 어린 사람, 백발이 무성한 어르신 할 것 없이 다양한 사람들에게 암이 찾아온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 주었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보다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반드시 암과의 전쟁에서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그렇게 힘든 5개월간의 1차 항암 치료를 마치고 골수이식 준비가 시작됐다.

 

6시간씩 꼼짝없이 누워 골수 채취를 일주일동안 반복하면서도 내가 정말 암에 걸린 건지 믿을 수가 없었다. ‘머리도 빠지지 않고 증상도 없는데 정말 내가 암에 걸린 게 맞나?’

 
2018년 10월10일, 진단 후 1년 정도 지나 무균실에 입원을 했다. 백혈병 환자들만 입원하는 줄 알았던 그 무균실에 내가 입원을 한 것이다.

 

‘멜팔란’, 우리나라엔 약이 없어 수입해서 입고되는 약이라 약값도 비싸고 시기를 놓치면 직접 약을 구해야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항암제란다.

 

이 강력한 2차 항암치료약으로 치료를 시작하자 나의 머리카락은 가을 낙엽보다도 더 빠르게 빠져버렸고 나는 곧 민머리가 됐다. 그제서야 내가 정말 암 환자라는 것이 피부에 와 닿았다.

 

김은하 삼성화재 설악지점 RC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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