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출시를 앞둔 자율주행자동차

-車 스스로 운전을 해도 사고 책임은 없다?

박요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기사입력 2019/11/18 [00:00]

오피니언-출시를 앞둔 자율주행자동차

-車 스스로 운전을 해도 사고 책임은 없다?

박요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입력 : 2019/11/18 [00:00]

지난 9월4일 미국 최고 권위의 교통사고 조사기관인 교통안전위원회는 ‘테슬라 자율주행 시스템, 충돌사고 책임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오토파일럿(테슬라社 자율주행 기능) 작동 중에도 운전자가 전방 주시를 하도록 운전자 경고시스템 설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테슬라 자동차는 자율주행 기능의 선구자 역할을 했지만 그만큼 크고 작은 사고도 많아 기술적인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미 교통안전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차량은 오토파일럿을 켜 놓은 상태에서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중 정차된 소방차를 그대로 추돌하였는데 전방차량과의 충돌 경고가 왜 사고 직전(0.67초)에서야 작동했는지, 자동긴급제동장치는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분명히 자율주행 모드인 오토파일럿이 작동되었다면서도 사실상 시스템 오작동이나 오류는 인정하지 않은 셈인데 이같은 결론이라면 내년 출시를 앞둔 자율주행자동차 역시 자동차 스스로 운전을 하다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 책임의 대부분이 운전자 책임이 될 것이라는 게 불 보듯 뻔하다.

 

한편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자율주행 기능 사용 중 사고가 발생했는데 왜 자동차 회사의 책임이 없다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관리법에 의하면 자동차 결함으로 인한 사고는 자동차 제작사에게 그 과실과 책임이 주어지고 있다.

 

그것이 바로 ‘자동차 리콜 제도’인데 리콜 제도는 자동차가 안전기준에 부적합하거나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이 있는 경우, 수리, 교환, 환불 등의 시정조치를 통해 사고 예방과 재발을 방지하는 제도이다. 

 

최근 들어 자율주행기능을 탑재한 차량이 증가하면서 자율주행 기능과 관련한 리콜과 무상수리가 발생하고 있다. 결함 내용은 주로 자율주행 기능 관련 소프트웨어의 오류 또는 카메라의 전방 차량과 보행자 인지 오류에 관련된 것들이다.

 

이같은 결함은 자율주행 기능 사용 중에 사고와 직결될 수 있으므로 사고 당시 관련 결함이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사고 원인을 제대로 밝힐 수 있다.

 

따라서 이같은 결함 내용이 포함된 주행 정보를 사고 이후에 확인할 수 있도록 기록 장치를 차내에 탑재하는 것이 시급히 필요한 실정이다.

 

해당 장치 중의 하나로 자율주행 데이터 저장장치, DSSAD(Data Storage System for Automated Driving)를 들 수 있다. DSSAD란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자동차가 시스템에 의한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하는 동안 데이터를 기록, 저장하는 기능 또는 장치를 말한다.

 

자율주행 모드에서 안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 즉 자율주행모드에서 수동운전으로의 전환, 차량 내부 고장이나 외부의 돌발 상황 등이 발생하게 될 때 자동차의 운행 상태를 기록해 혹시 모를 사고 발생에 따른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할 목적으로 개발 중에 있다. 

 

그러나 자동차에 EDR나 DSSAD가 장착돼 있다 할지라도 실제 일반 소비자들은 그 내용을 확인하기 쉽지 않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나라 EDR 관련 법규는 미국처럼 EDR 판독 장치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상용화하는 것이 아니고 차주 또는 운전자 본인이 자동차 제조사나 국토부(성능시험대행자)에 의뢰해야만 그 정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차량 결함에 대한 책임이 있는 자동차 회사가 먼저 사고조사를 실시해 소비자와 자동차 시스템의 사고 책임을 판단할 수 있는 구조다.

 

따라서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교통사고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사고조사가 이루어 지려면 먼저 다음 사항을 해결해야 한다.

 

첫째, 자율주행 모드의 사고 책임은 이를 판매·운영하는 회사에게 우선적으로 있으며 운전자 과실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이를 객관적인 자료로 증명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둘째, 자동차회사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상업적 목적으로 판매할 때 사고 과실 판단을 위한 기록장치를 의무 장착해야 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공개·상용화해야 한다.

 

셋째, 소비자와 자동차 제작사 사이의 공정한 사고조사를 위해 교통사고 조사기관인 경찰청과 차량결함 조사기관인 국토부와 원활한 업무 공조 및 자동차 기술정보에 대한 조사 권한이 한층 강화돼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동차 회사가 자사 제품에 대한 무한 책임을 가지고 진정성(眞情性) 있는 태도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사고 조사·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자발적인 신뢰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이렇게 구축된 소비자 신뢰도야 말로 미국이나 중국의 IT 업체까지 대거 뛰어들고 있는 자율주행자동차 시장에서 한국의 자동차 회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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