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美 금융시장은 규범적인 Fed 대신 스스로 보험에 가입한다

신동준 KB증권 자산배분전략부 상무 | 기사입력 2019/10/28 [00:00]

오피니언-美 금융시장은 규범적인 Fed 대신 스스로 보험에 가입한다

신동준 KB증권 자산배분전략부 상무 | 입력 : 2019/10/28 [00:00]

8월 말 미국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과 7월 FOMC 의사록을 통해 확인된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의 시각은 여전히 규범적이었다. 금융시장이 기대했던 과감함과 유연함은 찾기 어려웠으며 내부적으로는 연준 위원들간의 극심한 견해차를 노출했다.

 

미국 국채10년-2년 금리 역전은 연준이 더 이상 미국경제를 침체에서 구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실망감을 반영한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소극적으로 뒤늦게, 충분치 않게 나설 것이라는 의구심이다. 금융시장은 연준의 도움 없는 홀로서기에 익숙해져야 한다.

 

실제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

그러나 경기상승 속도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미국경제는 양호한 취업자수 증가와 임금상승에 기반한 견고한 소비증가세에 힘입어 당분간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준의 과감하고 선제적인 보험성 금리인하 기대가 소멸되더라도 미국경제는 침체가 아니라 2016년과 유사한 경기 부진에 그칠 것으로 판단한다.

 

2010년 이후 미국의 GDP 성장률은 연 평균 2.3%를 유지했지만 2016년 성장률은 1.5%로 둔화됐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가져오는 과도한 경기침체의 공포와 함께 연준을 향한 기대를 거둬내는 것은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의 비관론을 더 자극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흐름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 S&P500지수의 하단은 2730pt를 예상한다. 경기침체 공포를 반영하며 일시적으로 그 이상의 주가하락이 나타난다면 이는 기회가 될 것이다. 미국주식의 중장기적인 비중확대를 유지한다.

 

반면 트럼프 리스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난 8월1일 대중국 수입품 잔여분 3000억달러에 대한 관세부과 트윗과 일부 제외 및 연기,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후 달러/위안 환율의 7위안 돌파 그리고 보복 및 추가관세율 인상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도권을 중국에 빼앗겼다.

 

트위터 등을 통해 쉽게 말을 뒤집는 그의 다급하고 쫓기는 모습이 연속적으로 연출되면서 미중 양국이 자칫 비이성적 오판으로 전세계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지도 모르겠다는 우려도 높아졌다.

 

반면 중국은 위안화 약세 속도조절 카드를 활용하며 침착하고 일관성 있게 대응하고 있다. 오히려 트럼프의 당황하는 모습을 즐기고 버티며 합의를 미루고 있는 듯하기도 하다.

 

2020년 11월 미국 대선까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정치적으로는 선거를 앞둔 트럼프가 불리해지겠지만 경제적으로는 중국이 받는 충격이 훨씬 크다. 미국과 중국의 2020년 성장률 전망은 각각 2.0%, 5.7%를 예상한다.

 

8월 이후 주고받은 보복 및 추가 관세 인상에 따른 성장률 하향 폭은 미국이 -0.1%포인트에도 미치지 못하는 반면 중국은 –0.4%포인트로 추정된다.

 

중국은 무역전쟁의 장기화에 대비하여 경기부양 카드를 아끼려는 측면도 있지만 이미 2018년 말 기준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4.2%에 달하는 데다 경상수지 적자 전환 우려도 있어 경기부양책을 사용할 수 있는 여력 자체가 제한적이다.

 

중국증시는 공산당 수립 70주년 행사 전까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이후 하단의 견고함은 미국만큼 강하지 않다. 이 기간을 활용한 중국주식의 단기 비중축소 의견을 유지한다. 상해종합지수의 단기 상단은 3210pt를 예상한다.

 

중국과 상관관계가 높은 유로존과 한국 주식 역시 단기 비중축소 의견을 유지한다. KOSPI의 하단은 1870pt를 예상한다. 기업이익의 하향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재 고 사이클을 고려할 때 한국주식은 연말 이후를 기대해 볼만하다.

 

규범적이어서 완고해 보이는 연준과 쫓기는 듯 퇴로를 찾지 못할 것 같은 불안한 트럼프의 조합이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통해 글로벌 경제의 둔화 위험을 점점 더 높이고 있다. 연준과 파월 의장은 시장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고 미중 무역전쟁은 홍콩 및 대만 문제와 연계되며 전후 국제경제 질서와 시스템에 대한 위험까지 높여 놓았다.

 

가격하락 위험에 적극 대비

미국경제는 견조하지만 경기침체 우려로 기업과 가계 등 경제주체들의 행동이 위축될 경우 자기실현적 비관을 통해 실제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이 높아진다. 금융시장이 강하게 요구했던 ‘보험성 인하’에 대한 연준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금융시장은 연준 대신 스스로 보험 가입을 통해 보유 중 인 포트폴리오의 가격 하락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안전통화로 분류되는 달러(USD)와 엔(JPY), 스위스프랑(CHF) 등의 통화 가치와 전세계 국채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이유다.

 

비싸더라도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헤지용 국채와 달러, 엔의 비중확대를 유지해야 한다. 달러강세에 대한 연준의 개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엔화 포지션을 함께 가져가는 전략도 유효하다.

 

만약 연준에 대한 시장의 단념에도 불구하고 대대적인 통화완화가 유발된다면 일차적으로 장기금리는 급락한 이후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질 것이며 반대로 연준이 계속해서 완고한 신호를 보내며 시장의 신뢰를 얻는데 완전히 실패한다면 글로벌 경제침체가 가까워졌다는 인식으로 장기금리 하락과 함께 수익률곡선은 점점 더 평탄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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