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금융규제 샌드박스의 효과 잘 살려야 한다

최미수 서울디지털대 금융소비자학과 교수 | 기사입력 2019/08/12 [00:00]

오피니언-금융규제 샌드박스의 효과 잘 살려야 한다

최미수 서울디지털대 금융소비자학과 교수 | 입력 : 2019/08/12 [00:00]

혁신금융서비스 5건이 새로 지정됐다. 규제 샌드박스가 시행되고 6개월간 승인된 총 109건의 과제 중 혁신금융서비스가 42건(39%)을 차지해 가장 많이 승인됐다.

 

규제 샌드박스는 혁신성이 인정되는 서비스에 대해 일정 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해 기업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제도다.

 

최대 4년동안 적용 유예‧면제

금융산업의 경우 규제수준이 높고 엄격해 혁신금융서비스 출현에 어려운 점이 있어 영국, 호주 등 금융선진국이 운영 중인 샌드박스를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정을 통해 금융분야에 도입하게 된 것이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새롭고 소비자편익이 큰 금융서비스에 대해 금융법상 인허가 및 영업행위 규제를 최대 4년 동안 적용을 유예하거나 면제해 주는 규제 특례를 부여하는 제도다.

 

지정받은 기간 내에 영위하는 혁신금융서비스에 대해 특례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금융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하거나 금융질서의 안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특례인정이 불가하다.

 

혁신금융사업자는 이용자의 범위 제한, 거래위험 고지, 분쟁처리 절차 등 소비자 보호 및 위험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이 방안들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충분한지 검토하게 된다.

 

소비자의 권리구제를 위해 사업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소비자의 입증 부담을 완화하고 사업자의 배상여력이 없을 경우를 대비해 책임이행 보장 장치도 마련해 놓고 있다.

 

이번에 지정된 혁신금융서비스의 내용을 보면 신용카드 소비자가 카드결제 건별 자투리 금액을 모아 자동으로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가 지정됐다.

 

카드사는 카드이용자의 소비정보를 분석해 소비자에게 맞춤형 해외주식을 추천하고 금융투자회사는 고객의 주문에 따라 해외주식에 소액으로 투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상 소비생활에서 발생하는 자투리금액을 글로벌 우량주에 소수 단위로 투자할 기회를 제공하고 소비와 잉여자금 투자간의 연계를 통해 소비자의 건강한 투자습관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소액해외 송금업자가 해외송금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다른 소액해외 송금업자의 해외송금을 중개해 주는 서비스도 승인됐다.

 

소액해외 송금중개업이라는 새로운 서비스 형태를 테스트하는 것으로 해외협력업체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영세한 소액해외 송금업자들의 시장참여를 촉진하고 소비자가 부담하는 송금서비스 수수료 등 각종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반려동물보험에 가입한 소비자에게 반려동물 건강증진을 위한 제휴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보험의 예방적 기능을 강화해 장기적으로 반려동물보험의 손해율이 하락하면서 소비자에게는 보험료가 절감되고 반려동물 건강관리에 대한 통계도 축적할 수 있어 반려동물보험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신용카드사가 다양한 기관의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개인사업자의 사업건전성을 평가하고 대출상품 선택, 신청을 연계하는 서비스로 신용카드사의 가맹점 정보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과의 업무제휴를 통해 비금융, 비정형 데이터에 기반한 대안적 개인사업자 신용평가가 가능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된 현금을 기반으로 정산주기를 단축해 도급, 하도급 대금 지연 문제를 해결하고 하도급업체에게도 채권 앙도가 가능해 현금 없이도 하도급의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서비스도 지정받았다.

 

자산증대 기회까지 얻는 효과

이와 같이 규제 샌드박스는 그동안 경직된 규제로 어려움을 겪던 공유경제, 블록체인, 빅데이터, AI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시험하는 혁신의 장으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사회적 갈등과제들이 개선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기업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이 전체의 80%를 차지해 매출규모가 작은 스타트업 기업, 벤처기업의 혁신의 장으로써의 역할이 돋보이고 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핀테크 기업과 금융회사에게는 금융시장 및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금융서비스의 사업성을 테스트해 볼 수 있고 스타트업에게는 투자유치의 기회가 되는 효과가 있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획일적인 금융서비스로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적이었으나 다양하고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경험하고 기존 금융권이 소극적이던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금융의 접근성은 높아지고 금융비용 부담은 줄어들면서 자산증대의 기회까지 얻는 효과가 있다.

 

금융당국에서도 혁신금융서비스가 금융소비자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제도개선 필요성을 검토해 궁극적인 규제개혁의 기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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