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치매보험 약관개선안 불안하다

“상품획일화·보험금지급 기준 간섭·보험사기 초래 가능성” 여론

정두영 기자 | 기사입력 2019/07/08 [00:00]

금감원 치매보험 약관개선안 불안하다

“상품획일화·보험금지급 기준 간섭·보험사기 초래 가능성” 여론

정두영 기자 | 입력 : 2019/07/08 [00:00]

[보험신보 이재호 기자] 금융감독원의 치매보험 약관개선 발표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분쟁의 여지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상품의 획일화, 감독당국의 보험금지급 기준 간섭 확대, 보험사기 유발 가능성 증가 등을 걱정하는 것이다. 또 일부 가입자는 개선안 적용 혜택에서 배제돼 분쟁의 불씨는 여전한 상태다.

 

 

◆금감원, 치매보험 약관개정=금감원은 최근 치매보험금 지급 관련 분쟁을 막기 위한 치매 보험 약관 개정안을 발표, 오는 10월부터 반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르면 치매보험의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할 때 뇌영상검사(MRI, CT) 이상소견 등 특정검사 결과가 필요하다는 조항과 특정 치매질병코드 및 약제투약 조건을 삭제한다는 방안이다.

 

또 기존 판매된 상품은 감독행정을 통해 ‘MRI 등 뇌영상검사상 이상소견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특정치매질병코드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유로 치매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지 않도록 각 보험사에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상품 획일화=일부에서는 이같은 개선방안이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온다며 우려하고 있다. 가장 큰 것은 치매보험의 상품 획일화다.

 

금감원이 약관개선을 통해 전문의에 의해 치매로 진단되고 임상치매척도(CDR) 기준에 부합하는 경우 치매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함에 따라 보험사의 상품개발 폭을 제한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감독당국이 사실상 경증치매에 대한 보험금지급 기준을 마련한 만큼 보험사는 이에 따라 금감원의 지도에 맞춰 약관 및 상품을 수정해야 한다.

 

극단적인 방법은 경증치매보장을 상품에서 빼는 방법밖에 없다. 또 경증을 보장하더라도 보장금액을 대폭 낮출 수밖에 없다.

 

결국 보험사들이 출시하는 상품은 감독당국이 마련한 지급기준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비슷해 질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보험사기 대책 없어=업계의 또 다른 고민은 보험사기다.

 

금감원은 이번 약관 개선으로 인한 보험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보험사가 전문의가 실시한 검사 결과의 추가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CDR 1점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기억장애 정도로 정상 활동은 가능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의사와 공모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경우가 빈번해질 수 있다. 또 이같은 사기를 적발하기도 어렵다. 향후 보험금심사 과정도 걱정이다.

 

사실상 감독당국이 CDR 1점이면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한 것이기 때문에 보험사기가 의심돼도 확인하기가 어렵다.

 

보험금지급 지연에 따른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일부에서는 과열경쟁을 한 보험사도 문제지만 감독당국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

 

소비자를 보호한다며 내린 조치가 결국 보험사기를 유발, 선량한 가입자만 손해를 보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선례=일부에서는 금감원의 이번 조치가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경증치매보험에 대한 민원 발생이 많았던 것도 아니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획일적으로 지급기준을 마련했다는 시각이다.

 

특히, 소비자권익보호에 감독업무의 초점을 맞춘 뒤부터 보험금과 관련된 민원에 대해 무조건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권고나 지시를 내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이같이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면 무조건 약관을 변경하고 소급적용토록 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업계는 이같은 일이 많아지면 일단 민원을 넣고 보자는 민원조장 행태가 만연해지고 결국 악순환으로 연결돼 ▲보험민원 증가 ▲보험산업 신뢰도 하락 ▲불필요한 보험금 지급으로 인한 손해율 상승 ▲선량한 소비자 보험료 인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걱정한다.
 

이재호 기자 jhlee@inswee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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