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한 자율가이드라인 대대적 정리 나서야한다

정부‧금융당국 정책변화나 특정사건 재발방지차원 제정많아 손질 시급

이재호 기자 | 기사입력 2019/01/07 [00:00]

유명무실한 자율가이드라인 대대적 정리 나서야한다

정부‧금융당국 정책변화나 특정사건 재발방지차원 제정많아 손질 시급

이재호 기자 | 입력 : 2019/01/07 [00:00]

 

[보험신보 이재호 기자]보험업계 차원에서 제정한 모범규준이나 규정, 가이드라인을 대대적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정부나 금융당국의 정책 변화 등에 따라 생명·손해보험협회를 중심으로 만들었지만 유명무실해진 것들이 상당수 있어서다.

 

여기에 변화된 보험시장이나 산업의 특성과도 맞지 않아 오히려 산업의 성장을 막고 있다는 것도 들고 있다.

 

현재 생·손보협회는 업계차원의 모범규준, 가이드라인, 운영규정, 규약, 지침 등을 70개(생보 33개, 손보 37개) 운영하고 있다.

 

이중 다수가 보험업법이나 시행령, 감독규정에 따라 만들어 진 것들이지만 일부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정책이나 특정 사건 발생에 따른 재발방지 차원에서 제정된 것도 있다.

 

업계 일부에서 대대적인 정리 작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유도 금융정책 변화나 특정 사건 무마용으로 만들어진 규준이나 가이드라인 때문이다.

 

이는 시장과 시대상황 변화에 맞춰 개정하지 않고 수년간 그대로 방치해두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보험회사의 사회적 책임 가이드라인’의 경우 지난 2011년에 제정됐다.

 

당시 미국 월스트리트 사태로 인해 금융사의 사회적 책임이 관심사항으로 부각되자 금융감독원이 민원이 많은 보험권을 압박해 정했다. 그러나 7년이 지난 현재까지 한 차례의 손질도 없었다.

 

또 ‘생보업계 자율적 민원감소를 위한 모범규준’과 ‘보험금지급 상담업무 전문화를 위한 가이드라인’도 비슷하다.

 

당시 최수현 금감원 원장이 취임 이후 보험 민원을 1년 안에 50% 감축하겠다며 감독역량을 집중하면서 만들어진 모범규준과 가이드라인이다.

 

이후 금감원장이 바뀌고 감독정책도 변경되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화된 상태다. 특히, 보험금지급 상담업무 전문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의 경우 처음에는 전문상담사만 보험금지급 상담이 가능토록 했으나 금감원의 정책이 변경되자 모든 상담사가 지급상담이 가능하도록 개정해 실효성이 없어진 상태로 3년 넘게 방치되고 있다.

 

이와 함께 ‘개정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 가이드라인’이나 ‘보험금 찾아주기 사업을 위한 가이드라인’은 시장 및 환경 변화에 맞지 않은 것들이다. 이중 보험금 찾아주기는 신용정보원 등장 이후 ‘내보험 찾아줌’, ‘내보험 다보여’ 등 새로운 방식이 나와 유지할 필요가 없다.

 

업계 일부에서는 2012년에 마련한 ‘보험분쟁예방협의회 운영규정’은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보험분쟁예방협의회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안 중 인용결정사례 분석을 통해 동일사례 선정 및 처리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만들었다. 그러나 지난 2017년부터 금감원이 분조위의 조정안을 보험사에게 일괄구제토록 하고 있어 사실상 협의회를 운영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에 제정된 ‘채용절차 모범규준’도 없애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이 모범규준이 사실상 은행과 신용카드사에서 발생한 채용비리의 후속조치로 금융위원회가 만들도록 지시한 것인데 보험업권의 특성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범규준이나 가이드라인 등을 제대로 활용하면 자율이라는 가치를 살릴 수 있다”며 “그러나 상당수가 금융당국이 문제가 생길 때마다 내놓는 사후 처방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대의 변화에도 맞지 않고 오히려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어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inswee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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